Diary/Crack of da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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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있는 터널, Tunnel VisionDiary/Crack of dawn 2022. 12. 21. 22:31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 이 말은 주로 행복한 것들은 언제나 끝나기 마련이라는 슬픈 생각에서 나온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불행도 언젠가는 끝나게 되어있다. 절대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어둡던 터널도 끝이 나고 우린 밝은 하늘을 마주한다. 그 빛은 평소보다 더 밝을 것이다, 눈이 아플 정도로. 신기하게도 그 어둡고 긴 터널에는 레일이 깔려있고 본인은 그 레일 위를 달리는 열차를 몰고있다. 그래서 가만히 있어도 결국 끝을 볼 수 있다. 본인이 조종하는 그 지하 열차를 더 빨리 운전할 수도 있고 느리게 가게 할 수도 있다. 어떻게 그 열차는 본인이 원하는 대로만 움직이진 않는다. 더 빠르게 가려해도 오히려 느려지기도 하고 때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저절로 움직인다. 다만 멈출 순 없다. 그래선 터널을 벗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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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덕 내탓; 짝사랑Diary/Crack of dawn 2021. 11. 14. 21:27
내 마음을 거절한 너를 욕하고 싫어해야 금방 잊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나에게 네 슬픔과 고민들을 고백했던 너를 내가 어떻게 미워할 수 있겠어. 그냥 있는 그대로 아파할 수밖에. 한 방향뿐인 사랑은 관계 전, 후 언제 찾아오건 힘들다. 가만히 있다 보면 오랫동안 아프니 스스로를 찔러서라도 빨리 잊고 일상생활로 돌아온다. 가늘고 긴 아픔보다는 짧고 굵은 게 나으니. 하지만 어쨌든 자신을 계속 찌른다는 건 엄청난 상처다. "그 사람은 너한테 관심도 없어 혼자 착각한 거야", "넌 그 사람에게 사랑받기엔 부족했던 거야", "정신 차려", 덧나게 되어 앞으로 다가올 사랑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게 잘 관리하는 것도 힘들다. 그럼에도 두려워하지 않고 온 힘 다해 계속 부딪혀봐야 한다. 언젠가, 마지막 한 번을 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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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말하려 했었을까, WDYMDiary/Crack of dawn 2021. 5. 4. 21:02
따듯한 꿈을 꿨다. 현실에 안주하려는 친구에게 심하게 다그쳤다. 아마도 그건 나도 그러고 싶지만 더 높은 꿈을 위해 포기했던 그 마음이 부러워서였겠지. 그런 나를 다른 한 친구가 크게 화를 내며 나무랐다. 그렇지만 소리치며 화내는 그 눈빛이 너무 따듯해서 눈물이 났다. 그리고 일어나 보니 창을 뚫고 나온 햇볕이 나의 침대까지 닿아있었다. 문제를 풀 때 한 문제에만 집중하다 보면 다른 문제를 풀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 시험이란 헷갈리는 문제를 맞히는 것보다 전체적인 점수를 보는 거다. 인생을 사는 건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니까 정답을 맞히려고 노력할 필요 없어. 그냥 서술형 문제지일 뿐이니까. 너의 문제지에 등장하는 시련, 고통, 슬픔은 아마도 네 문제지의 지문을 더 화려하고, 풍부하고, 정답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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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둬둔 상자Diary/Crack of dawn 2021. 3. 25. 21:08
그냥 너를 순전히 미워할 수 있게 해 줘. 희망 따위는 주지 말고 이유만을 줘 내가 너를 싫어할 수 있게. 자꾸 맴돌며 나를 괴롭히고 있잖아. 희망의 싹이 내 안에서 자라나 내 맘속을 찌르고 있잖아. 외로울 때, 기쁠 때 심지어 마음이 개운할 때까지 자라나고 있잖아. 싹을 내 스스로 자를 수 있게 해 줘. 너는 어느 곳에서나 다른 누구에게나 나의 이야기가 되는구나. - 당신과 나의 거리를 좁히는 열쇠가 나의 무거운 비밀이라면 그냥 거리를 유지하고 싶다. 하지만 사실은 한번쯤은 알아봐 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내가 무섭다. 하나씩 풀어놓다 보면 자제하기 어려울 테니까. 그렇게 내려놓다 보면 끝없이 추락할 수도 있으니까. 난 너에게 불쌍한 애가 되기 싫어.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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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Diary/Crack of dawn 2020. 6. 30. 22:00
우리의 마음의 시계란 공간에서 내 마음은 초침 위에 올라타 있고 그녀의 마음은 시침 위에 있어 나의 마음만 빠르게 너에게 다가간다. 한참 초침 위에서 시침의 느릿느릿한 움직임을 관찰하다 문득 든 생각, 처음부터 이 시계란 공간은 우리의 것이 아니라 나만의 것이 아니었을까? 그녀의 마음은 우리의 시계 속 시침 위가 아니라 애초에 다른 공간에 있었던 걸까? 우리의 시계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어느정도 상대방의 눈치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어느 정도'라는 단어가 문맥의 핵심이 된다. 이러한 정도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상대방의 마음을 잘 캐치하여 맞춰주기도 하고 때로는 내 의견을 강하게 밀어붙일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혼자만의 멀어짐과 다가감에 지칠 ..